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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제주도 보름살이

[제주도 보름살이] 6월의 한라산(영실코스)

by 나부랭이 입니다. 2023. 6. 28.

한라산 영실코스는 총길이는 5.8km로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가장 짧은 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등산 초보자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고 전문적인 등산 장비 없이도 운동화 신고 가볍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짧은데 경치는 또 얼마나 좋은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는 코스입니다.

*영실 탐방로 정보 :http://www.jeju.go.kr/hallasan/info/info/realtime/course02.htm 

 

제주도에 처음 도착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한라산 영실코스 탐방입니다.

새벽 배편에 장시간 이동으로 피곤하긴 했지만 제주 여행 시작 전부터 더 늦기 전에 한라산 철쭉을 꼭 보고 싶어 하신 엄마의 바람으로 저희 가족 모두 피곤함을 뒤로한 채 한라산으로 향했습니다. 이 날따라 쾌청하고 맑은 하늘, 뜨거운 태양빛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등산하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저희는 영실 탐방안내소 시작점부터 윗세오름 대피소 구간까지만 다녀왔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고 여유롭게 가다 보니 해당 구간 탐방에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6월의 한라산을 공유합니다.

 

탐방로 입구를 지나오면 울창한 나무 사이 데크길이 펼쳐지고 시원한 그늘과 바람이 맞이해 줍니다.

참고로 오후 3시에는 영실 탐방로(입구)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꼭 오후 3시 전에 입장하시길 바랍니다!

실제로 제가 하산하던 시간이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남성분 2분이 입구까지 왔다가 탐방 제한으로 인해 발길을 돌리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첫 시작인 20분 정도는 이런 나무들 덕분에 그늘이 이어집니다.

초록초록한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는 모습이 예뻤고, 그늘 아래에서 시원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나무가 사라지고 쾌청한 하늘이 보이고 시야가 넓어지게 되는 순간부터 햇빛이 뜨겁게 머리 위로 뜨겁게 내리쬐고 끊임없이 이어진 데크 계단을 마주하게 되면 숨이 차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산 바람은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과 같이 시원했고, 뻥 뚫린 시야와 맑은 공기가 상쾌하게 열기를 식혀주었습니다.

그렇게 또 걷다 보면 눈앞에 웅장한 기암과 병풍바위가 펼쳐집니다. 너무나 멋지고 거대해서 풍경을 보고 있으면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시야가 얼마나 깨끗한지 크고 작은 오름들과 저 멀리 수평선까지 보였습니다.

 

한라산이 빼꼼히 보일 때쯤부터는 발걸음도 더 가벼워집니다.

힘들어하는 동생을 다독여가면서 쉬엄쉬엄 사진도 찍고 경치에 감탄하면서 걷다 보니 등산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탐방로가 평탄하여 정말 가벼운 일상복 차림으로 온 관광객들도 몇몇 보였습니다.

 

목적지인 윗세오름 대피소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더욱 평탄해집니다.

 

절정의 시기를 지난 철쭉들이 마지막 핑크빛을 유지하며  울긋불긋 저멀리 한라산과 함께 어울려 펼쳐져 있었습니다.

정말 맑은 날씨 덕분에 또렷한 시야로 한라산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고, 덕분에 여행의 시작이 활기찼습니다.

최종 목적지였던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챙겨 온 과일을 먹으며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때가 오후 2시경이었는데 윗세오름 안내소에서 돈내코 탐방로를 오후 2시부터 통제한다는 방송이 계속해서 흘러나왔습니다. 남벽분기점까지가 목표이시라면 오후 2시 전까지 꼭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해야 합니다.

 

등산 초보자로서 등산이나 등산코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한라산 영실코스는 정말 저와 같은 등린이를 위한 최적의 등산 코스였고, 풍경은 정말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지금도 이 날을 떠올리면 등산의 힘듦 보다는 맑은 공기와 하늘, 그리고 시원한 바람까지 6월의 제주의 자연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참고로 주차비용 승용차 기준 1,800원 부과됩니다!

 

6월의 제주. 왠지 모르게 덥고, 습하고 비도 자주 올 것 같았는데 이 날뿐만 아니라 이후 여행 기간 동안에도 6월 제주의 날씨는 하루를 제외하고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태양은 뜨겁지만 바람은 아주 시원한~ 캘리포니아 날씨와 같았다고 할까요. 그중 가장 아름다운 날씨를 만난 한라산은 저의 추억 속 가장 빛나는 추억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