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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해외여행

[일본여행] 기억의 순간_교토/ 청수사-산넨자카-쿄카페(kyo cafe)

by 나부랭이 입니다. 2017. 8. 20.

여행을 하다보면,

그 여행을 통틀어서 기억나는 '순간'이 만들어집니다.

그 당시에는 깨닫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 순간은 그 여행을 기억하게 해주는 정말 중요한 '순간'입니다.


멋진 광경을 보았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기대했던 무언가를 했을 때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친구가 되었을 때

짜릿한 액티비티 등.

수많은 경험들 중 인상 깊은 무언가가 그 여행을 기억하게 되는 매개체가 되고, 그 매개체는 여행을 끝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힐링 포인트가 되는 것같아요.


때로는 기대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곳을 다시가고 싶게 만드는 '순간'이 됩니다.

여행을 그리워하고 갈망?하게 되는 건 다 이러한 추억에서 오는 것이겠죠.


저는 최근 여행지 중 교토의 한 순간이 아직까지도 너무나 생생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순간이고 계획되지 않은 순간이었죠. 특히 비가 자주 내리는 요즘엔 더 많이 생각납니다. 최근 내부 공사가 한창인 청수사 외관 인증을 마치고 산넨자카로 내려가던 길이었습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아기자기한 기념품점을 구경하였고 너무 많이 걸은 탓어 운동화가 답답해져 기념품점에서 동생과 일본식 쪼리인 게타 + 현대식 쪼리가 조화된 일본 전통 쪼리도 사 신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왔습니다. 



곳곳에 일본의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은 젊은이들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전통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교토와 정말 잘 어울리는 의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려오던 중 정말 반갑게도 배틀트립(교토편)에서 공민지씨가 먹었던 녹차 빵을 발견했어요! 정확한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빵이었지만 여행가기 직전에 TV에서 본 비주얼과 똑같았습니다. 겹겹이 만들어진 나무의 나이테 같은 특이한 비주얼 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났습니다.

망설임 없이 동생을 끌고 들어가 빵이 올려진 파르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그 카페 이름을 나올 때 정확히 알게되었는데 쿄카페(kyo cafe)였어요. 인증샷 찍을 때 티슈에 적혀도 있었는데, 제대로 보지도 않았네요. 네이버 블로그에도 몇몇 분들이 마차 아이스크림 먹었다는 인증샷을 남겨주신 곳입니다.



여행을 떠나기전 우연히 본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이 '빵'(아직도 정확한 이름을 모른다는...) 덕분에 당충전도 하고 기분 좋게 쉬어갈 수 있었습니다.

사진 속 파르페에 파도모양처럼 잘려져 있는 빵이 그 주인공인데요. 원래는 둥근 원통형 모양이고 저렇게 여러 층으로 겹겹이 쌓아 만들어 식감이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녹차의 향 + 부드러움 + 촉촉함 모두 느낄 수 있어요! 겉면에 얇게 발려진 (녹차색)설탕 덕분에 달달한 맛까지!

적당한 단맛으로 아메리카노랑 함께 먹으니 더위에 지친 여행피로까지 힐링 받았네요.


이 카페가 기억에 남는건 물론 저 빵 덕분이기도 하지만.

제가 교토를 기억하게 된 순간은 이 카페를 떠나려 한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에요!♥

2층에 있었기 때문에 밖에 비가 오는지도 몰랐었는데(창문이 작았고 제가 앉은 곳과 거리가 멀어 밖에 상황을 알지 못했어요) 나가려 보니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금방 그치겠지..란 생각에 입구에 서서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점점 당황스러웠던 감정은 사라지고.

너무 예쁜 거리 풍경에 넋을 잃고 쳐다 보았습니다. 

서울의 도심같았던 오사카 시내와 다르게 진짜 '일본'을 드디어 제대로 느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색색의 예쁜 유카타를 입고 있는 일본인들과 높이가 낮은 일본 전통 가옥들, 깨끗한 거리, 조용함. 정말 '고즈넉하다'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빗소리마저 예뻤던 순간이었죠. 이 찰나의 20분은 저의 2박 3일 오사카 여행을 아름다운 여행으로 기억하게 해주었습니다.

아직도 이 사진만 보면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던 교토가 생각나고 비냄새마저 느껴지는 착각이 들어요. 정말 일본다운 곳이었고, 다음 일본여행 때는 무조건 '교토'에 숙소를 잡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진짜 일본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간혹 여행은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지만, 계획에서 벗어났을 때 진짜 여행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실망하거나 아쉬워하지말고 내가 맞딱드리는 모든 순간을 최선을 다해 즐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여행을 통해 배운다'라는 말은 이럴 때를 뜻하는 거겠죠?^___^


하루종일 비가 와 감성 터지는 포스팅이었습니다.